[월간삶디] 어쩌다 모델하우스


흙내 폴폴, 노란 사월

많이들 오십니다.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에 있는 무슨무슨 센터, 도서관, 교육청에서 자주 찾아옵니다. 
쓰는 이 중심으로 공간을 바꾸기 위해 ‘영감’을 얻고 싶다고요. 
그 중에서도 ‘학교’가 단골입니다. 
며칠 전 중학생 사십 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학교에 ‘학생자치실’을 만들기 전, 
삶디에서 아이디어를 구한다고 했어요. 
물어보았습니다. 학교를 바꾸겠다는 이들이 궁금했어요.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왔어요?” 
해맑게 웃으며 한 여학생이 말합니다. 
“간부들이에요.” 
순간 놀랐고, 멈칫했습니다. 
그녀가 다시 ‘우리는 임원’이라 말했습니다. 
아마 못 알아들은 줄 알았나봅니다.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말은 생각의 집이라고 하는데 
학교를 리모델링하기 전에 
말부터 리모델링해야하지 않을까. 
교장, 교감, 주임, 교사, 학생, 반장, 부반장, 주번, 그리고 24번이 
교가, 교훈, 교복, 조회, OO고사, 생활기록부, 야간자율학습이라는 일상으로 
몇학년 몇반, 교무실, 급식실, 무슨 실에서 살고 있습니다. 
계급말고 이름을 부르면, 
기능보다 바람을 담으면, 
선생님 말 잘 듣고, 학생님 말도 잘 들으면 
학교가 ‘양계장’이나 ‘감옥’으로 놀림 받지 않을 텐데. 
꿰뚫어볼 곳은 삶디가 아니라 
바로 우리 학교 아닐까요.
   
_흙내 폴폴, 노란 사월에 삶디 씀_
혹시 편지가 잘 안보이시나요?
지식이 지혜로, 지혜가 행동으로. 
배워서 나도 주고 남도 주는 배움공방 
‘차근차근’ 모임은 8년 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함께 기억했습니다.
열린책방이 추천하는 
노란 사월의 책입니다. 
하나. 다시, 봄 
둘. 금요일엔 돌아오렴
춘분에 만나 흙을 만지고, 땅을 갈았습니다. 
상추, 시금치, 감자, 아욱, 생강을 심었어요,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는 시 구절을 읊으며. 
우리는 만났다. 
같은 동네 사는 친구를 찾아서 
싸인 받는 게임을 숨 넘어가게 했다. 
야자할 시간, 우린 뱃가죽 뻐근하게 웃었다. 
하루하루 나아지고 싶은 당신에게,
바. 로. 지. 금.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이 편지는 삶디에 한 번이라도 발길 닿고 눈길 닿았던 소중한 삶디의 친구들에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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