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데 길게 남는 말,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말,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주문,
‘안녕’
말의 시작, 안녕.
관계의 시작, 안녕.
좋아해 대신 안녕.
떠날게 대신 안녕.
들어가고 나올 때,
괜찮은지 묻고 답할 때 안녕.
‘도를 아느냐’ 다가오는 그들도, 일단 안녕.
그러나
물기 섞인 바람에 끄덕이는 길가 위 느티나무에게
위태로이 세워진 웨하스 과자 닮은 아파트에게
배부른데 배고프고, 즐거운데 주저앉고싶은 나에게
잘 묻지 않는 말, 안녕.
진짜 안녕을 묻고 싶은 날입니다.
그렇담 정말 날을 잡아볼까요.
작정하고 안녕을 묻는 날을요.
거울 앞에서
왼손으로 머리털을 세 번 쓰다듬으며
콧구멍 좀 넓히고 배꼽에 힘을 주어
내 이름 넣어 소리를 냅니다.
“,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