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삶디] 진달래가 필 때쯤, 인턴이 왔다🌺

“일 잘돼요? 쉬엄쉬엄해요.”

직장인들은 아침이면 “굿모닝, 오늘 컨디션 괜찮아요?”라며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동료에게 스몰 토크를 시도합니다.
점심엔 감흥 없이 도시락 먹고 양치한 뒤 멍하니 있다가
외식 후 바깥공기 묻히고 들어오는 이들에게 묻습니다. “맛난 거 먹었어요?”
회의도 데드라인도 없는 나른한 서너 시,
사탕 하나 찾으며
옆 자리 동료에게 말 붙이죠. “배고프고 졸리다. 일 잘돼요?”
의문문보다는 평서문에 가까운 질문들입니다.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그만. 가볍게 손짓하거나 살짝 웃어 보이면 대화 끝.

3월 16일, 청소년 인턴들이 삶디에 첫 출근을 했습니다.
직장인 버릇 어디 가나요. 벼리들은 뻐꾸기처럼 안부를 물었습니다.
인턴들은 무어라 답했을까요.

“굿모닝, 오늘 기분 어때요?”
“(말 걸기 기다렸다는 듯) 긴장돼요. 긴장 풀려고 빨리 왔어요. 근데 즐거워요.”

“맛난 거 먹었어요?”
“(가슴에 손을 얹고 흡족해하며) 비싼 거 먹었어요. 내일부터는 싼 거 먹어야죠.”

“배고프고 졸리다. 일 잘돼요? 쉬엄쉬엄해요.”
“(곰곰이 생각하더니) 졸리진 않아요. 안 졸리지만 고되지 않은 건 아니고요.”

열아홉 살에서 스물세 살 사이, 진학하지 않은 다섯 명이
일 년 동안 삶디에서 일하면서 배우기로 약속했습니다.
카페 크리킨디, 생활목공방, 열린책방에서 일주일에 이틀 일하고 생활임금을 받습니다.
목요일엔 다 같이 밭을 돌보고 공부하고 자기 프로젝트를 합니다.

낯선 데서 남 신경 쓰며 안 해본 일 하려니 ‘고되다’는 말이 푹 튀어나오는,
그들이 싱그럽습니다.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우자고 말해왔지만
스물 언저리에 있는 이들의 현재를 얼마나 헤아리고 있었을까.
코로나로 자립은커녕 고립되고 있는 그들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의 만남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다시 묻고 따지며 삶디는 봄에게로 갑니다.

01

삶디 인턴십 프로젝트

일 더하기 삶은?

소라메리골드하다라잇세콜,
우리가 일 년을 함께 일하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02

청소년 주도 프로젝트

이렇게 말하기로 해요

별칭을 쓰고 함께 존대합니다
친해지도 싶대도 막 묻지 않고
혐오와 차별의 말로 웃지 않고

03

일들의 사전

다시 사전을 펼치며

노리에게 소개하고 싶었어,
일과 삶의 태도 같은 직업인
어떻게든 만나려고 온라인
04
세가식 크루
어제 했던 일들이 뭔지 
오늘에야 알 것 같아
배운 것을 일로 엮어낸 한 해
의미를 찾으려 같이 글을 썼다
퇴고만 열 번을 했다
05
열린책방
기록을 잘 남기고 싶은
그대에게
왜,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요?
인턴 ‘하다’는 일을 이해하려고
새 노트에 빽빽이 적는 중입니다
월간삶디 3월호 ‘진달래가 필 때쯤, 인턴이 왔다’를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조언과 응원에 힘 받아 더 나은 월간삶디를 만들겠습니다.😊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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