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의 진리를
“덥다, 덥다.”라는 말은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나태주 시인이 말씀하시던데요.
잘 살고 계시죠?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목요일 오후 다섯 시가 되면
삶디에 일순간 사람 기운이 돌았어요.
말소리는 거의 안 들렸지만 훈김이 났다고 할까요.
거북이 마냥 큰 가방을 메고 무채색의 교복과 신발을 신고서
길고 짧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살의 노리들이 왔거든요.
‘N개의 방과후 프로젝트’를 하려고요.
도착하면 그들은 주황색 도시락을 받아 들고 여러 방에 흩어져 저녁밥을 먹었습니다.
한때는 모두의 부엌에 다 모여 웃고 떠들며 먹었는데 말이죠.
크으, 재작년까지는 노리들과 인사하고 수다 떠는 재미가 쏠쏠했죠. 이젠 어렵고요.
그래서 ‘N개의 방과후 프로젝트’를 마친 벼리들의 글을 더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네요.
노리들이 남긴 말이 있고, 그것은 우리 일의 결과이자 단서니까요.
하늘색 형광펜을 들고 그들의 후기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어떻게 식탁까지 오는지를 배우고 가까운 데서 구한 재료로 요리했던
〈400리 식탁〉의 ‘쪼마니’는 요리를 잘한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썼네요.
“단순히 요리만 잘한다고 최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러 지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야 한다. 비록 실력은 떨어질지라도.”
주변에서 패턴을 찾아 버려진 나무들을 새로이 디자인하는
〈쓸모를 만드는 나무〉에서 “아주 잘하는 걸 찾았다. 바로 관찰하는 능력. 걸어 다닐 때 주변을 아무 생각 없이 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여기서 쓰일 줄이야.”라며 ‘안나’는 반가워했습니다. 이야기를 지어 웹툰을 그렸던 〈뿌리 깊은 웹툰〉의 ‘마로’는 졸업식에서 말했습니다.
“그림만 잘 그린다고 장땡이 아니더라고요.
손이 빠르거나 이야기를 잘 쓰거나 타이핑이 빠르거나,
모두 장점이 있었고 제 단점을 보완해줬어요.”
‘맛있으면 무엇으로 어떻게 요리하든 괜찮나.’
‘목공 기술 배웠으면 당장 뭐든 만들 수 있을까.’
‘혼자 그림만 잘 그리면 웹툰 하나 뚝딱 나오는 건가.’
쪼마니, 안나, 마로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고
“아니.”라고 답을 내린 듯하네요. 무언가를 만들 때는 물론,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우리는 철학을 세우고 구상한 후에 협업 해야만 합니다.
이 간단하고 묵직한 과정을 ‘N개’를 마친 노리들이 얼핏 알아챈 것 같아요.
오올.
07
열린책방
하나보다 둘이 낫다고
믿는 그대에게
─
미라클 모닝에 도전하는 슐라,
고전 완독을 꿈꾸는 달복,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08
청소년 인턴십
용돈+월급=짜릿해🤩
─
난 메리골드. 카페 크리킨디 인턴이야.
실수는 실패가 아닌 과정이라는 깨달음과
그리고 월급이라는 행복을 얻었어.
지난호 〈나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독자 ‘newhwann’님은 ‘달아’가 만든 가방 크기가 재밌다며 진짜로 데스크톱도 들어가는지 궁금해 했어요.
그 가방 엄청 크거든요. ‘진짜로’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한 마디는 한여름의 얼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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