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삶디] 팬레터를 받고 얼굴이 빨개졌지

겸손은 힘들어

옛날에는 단 것의 최고봉이 곶감이었겠죠.
매우 귀해서 하나씩 천천히 음미한다는 뜻으로
옛사람들은 “곶감 빼먹듯”이란 말을 썼나 봅니다.

12월 30일은 마무리하기 더없이 좋은 날이라
곶감 빼먹듯 편지를 꺼내어 읽어보았네요.
십 대에서 오십 대에 이르는 독자들이 월간삶디에 보내준 답장을요.
내용이 낯 뜨겁고 기가 막힙니다.

“스팸과 일거리로 가득 찬 메일함에 단비 같아요.”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곱씹고 아끼며 읽습니다.”
“광주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사람이 저 멀리서 벅차게 응원합니다.”
어휴. 옮겨 쓰기만 해도 얼굴이 벌게지네요.

이들은 종종 자기보다 나중에 태어난 이들을 향한 마음을 전했는데요.
“청소년들과 어른들 사이에 공감대가 생깁니다.”
“삼십을 앞두고 있는 지금도 사람들의 불편한 말들을 삼켜 넘길 때가 왕왕 있습니다.
그런 말들에 딴지를 거는 노리들을 보니 멋짐과 부러움이 엉킨 감정이 불쑥 올라왔어요.”

나아가, 읽는 동안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고백하기도 했어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 오롯이 나에 대한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네요.”
“‘홀로 됨에 용기가 필요하다’는 구절이 인상 깊었습니다.
단지 선택의 문제인데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의 시선 때문에 오히려 외로워요.”
“자존감이 낮은 편이라 책도 읽고 생각도 많이 해봤어요.
하지만 ‘자존감은 무조건 높아야 하는가’를 묻는 글에 머리가 트인 느낌였어요.”

자화자찬 중이냐고요? 그럴 리가요.
나와 남과 세상에 시간 내고 마음 쓰는 당신에게 함박눈 같은 칭찬을 펑펑 쏟고 싶었어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우리가 하는 일이 헛짓거리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고요.
일하랴 글 쓰랴 손발이 여덟 개여도 모자랐을 동료들에게도 새삼 고맙고,
아무튼 삼백육십오일 꿋꿋이 마스크 쓰고 제 몫하며 사느라 욕보셨습니다.

우리 새해에도 서로의 곁을 지키며 잘 살아내자요.
01
자기도전 프로젝트
한 번 더 해볼래요? 한 달만
멤버 모아 일주일 연습해 버스킹.
한 달만에 아케이드 게임 출시.
학교 교복 심의위원회에 나가 발표하기.
02
소리작업장
‘까미뉴 다 비다’ 데뷔기
나를 들여다보고 남을 살피며
함께 사는 것을 인생이라 정의한다면
바투카다는 인생을 꼭 닮았다.
03
음식공방
당신의 마음밭에 관계의 씨앗을
학교 텃밭에 배추, 무, 갓을 심었고
12월에 한데 모여 김치를 담갔다.
어, 우리들 마음밭에 싹이 움튼다.
04
청소년 인턴십
화제의 인물 ‘개미’ 인터뷰
돈 걱정, 꿈 걱정 여전하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으로 
사람과 책방의 마음을 살핀다
05
책방 옆 인디
11월, 앞으로 나아가는 길
피트 : “또 감옥에 가면 여기 와도 돼요?”
고모 : “그럴 일 없지만, 언제든 나한테 와.”
세상에 한 명이라도 나를 믿어준다면,
06
열린책방
완벽하고 싶은 그대에게
모든 걸 잘할 자신이 없고
능력도 따라주지 않을 때
확 그냥 잠수 타고 싶어.
‘내가 한 마디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고 생각하신다면 노노.
월간삶디를 만드는 이들은 목 빠져라 당신의 답장을 기다립니다.
달콤한 말을 들으면 입꼬리가 올라가고, 쌉싸름한 비평에는 허리를 곧추세우지요.
더 나아지려고 애쓰게 되더라고요. 말갛게 솟은 해 보면서 내년에 또 만나요. 😊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hello@samdi.or.kr
광주광역시 동구 중앙로 160번길 31-37 062-232-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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