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잠들어 있을 때 나타나요. 그런데 눈꺼풀 자락에 매달려 봐도, 눈을 떠 바쁜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 저는 사라져버려요. 그런 저를 붙잡거나 의미를 해석하려고 사람들은 애를 써요.
저는 이런 곳에도 나타나요. 가슴이 뜨거운 사람의 펄펄 끓는 어린 마음에 들어앉아 여름이고 겨울이고 저는 자라요. 저를 자꾸만 기억하고, 자주 꺼내보면 저는 하루 사이에도 엄청나게 커질 수 있어요.
하지만 “꿈만 꾸면 뭐 먹고 사니?”, “꿈이 밥 먹여주니?”, “현실적으로 생각해야지…” 이런 말을 들으면 금세 쪼그라들고 말아요. 더는 보이지 않을 만큼요. 저는 이렇게 사라지는 걸까요? 현실적인 삶이란 건 정말 제가 없어도 괜찮은 걸까요? 현실과 저는 그렇게 상관없는 걸까요?
지금 시대에 저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느닷없이 저를 호출하는 곳이라면 나타날 거예요. 주쓰처럼, 토종벼처럼요. 또 사각 네모진 학교를 바꾸는 곳에도, 옥류관 평양냉면을 직접 먹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어디든요. 사람들은 저를 “꿈”이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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