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삶디] 찬란히 빛날 우리를 위해 🍂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자꾸만 제 시선을 끌어요. 노랑, 빨강, 초록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니 당장 나가볼까 싶어요. 말 나온 김에 산책 나갈래요? 뚜벅 뚜벅_ 삶디 2층까지 올라왔어요. 창문 너머 다음주면 노랗게 물들 은행나무도 보이네요. 회의실 시끌시끌을 지나 열린책방에 잠깐 앉았어요. 보랏빛 책 표지가 눈에 띄어 고른, 책 하나. 사각사각_ 소설 속 주인공, 꽃집 주인의 이름은 김삼례. 그녀가 키우는 작은 식물의 이름도 삼례. 삼례와 김삼례가 함께 머무는 꽃집에 어느 날 불청객이 찾아왔어요. 새로운 건물 사이에 낡은 꽃집이 눈엣가시였나 봐요. 사라질 위기에 처한 꽃집, 생계와 삶이 불안해진 꽃집 주인. 그럼에도 그 옆을 지켜준 삼례 덕분에 오늘을 살아요. 52년, 나에게 현재였던 시간은 이제 과거가 되어 추억으로 스러지려 합니다. 젊은 나날의 꽃처럼 피워내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기를 고대하며 다시금 잎이 피워내기를 기다립니다. 다라 지음, 「찬란히 빛날 우리를 위해 : 꽃의 위로」, 삶디센터 청주프 단편소설출판프로젝트, 2023, 104쪽. 삼례는 주인에게 지는 것을 앎에도 피어나는 꽃은 무엇보다 담대하고 찬란한 삶이라고 말해요. 다시 꽃⋯
2023.11.03